2011. 6. 29.

임재범 의상 논란, 진중권에게서 새겨들을 점

락 공연에서 나치 복장을 하는 게 임재범이 처음은 아닙니다. 유럽의 나치 추종 그룹들이 밴드고 팬이고 할 것 없이 입고 쥐랄하며 놀기도 하거든요. 추종자가 아닌 이상, 나치 의상은 진열조차 금기되는 게 유럽의 문화입니다. 스킨헤드도 사회적 반항이나 자유의 상징이 아니라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이죠.

저는 임재범을 사춘기때부터 좋아했습니다. 지금도 좋아하고요.
그러나 요즘 그의 행보를 보면
나만 가수, 왕의 귀환, 올킬,
나가수 자문단의 평가에 빙의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나치게 어깨에 힘이 들어간 느낌입니다.

임재범은 가만 둬도 호랑이입니다. 그런 그가 과한 무대를 하면 어떻게 되는지 나가수 빈잔 무대에서 이미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갑자기 촌스러워지는 거지요. 마치 무지개 색깔 루이비통을 보는 듯한 느낌?

이번 나치 의상도 그런 것에 속하는 겁니다.
그리고 임재범이 락의 정신을 표현하고 싶었다면,
우리 사회의 모순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비꼬고 욕하는 게 맞습니다.
차라리 그점에선 디제이 덕이 훨씬 세련된 것 같아요.

여러분, 만일 임재범이 아니라 다른 가수, 예를 들어 여러분이 미워하는 김흥국이 나치 복장을 입고 자유를 외쳤다면 여러분은 어디에 초점을 맞출까요?
코털?, 자유?
아니죠.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촌스럽다고 외면했을 겁니다.

하나더 이야기 하자면, 나치 애들도 웃짱 까는 걸 굉장히 좋아 했다는 겁니다. 아마도 얘들이 베토벤 다음으로 자랑스러워 했던 게 게르만의 우람한 상체였을걸요? 나치 옷 벗어버리고.. 따위의 퍼포먼스는 아주 나치스런 퍼포먼스라는 말이죠.
거기에 자유를 표현 어쩌구 하는 말까지 붙이면, 나치즘이 아니라 나르시즘이 되버립니다. (나치즘은 일종의 나르시즘이죠)

임재범은 진중권 교수의 말을 곡해라고 받아들여선 안됩니다. 내가 과하긴 했구나 부끄러워 해야 합니다.
물론, 콘서트의 규모가 커지면 다양한 퍼포먼스도 해야하겠지요. 그러니까 더더욱 이번처럼 과해선 안됩니다.
팬의 한명으로서 한 말씀드리자면, 저는 당신의 초라한 뒷모습에서 풍기는 카리스마가 좋았습니다. 누구도 흉내낼수 없는 깊은 저음의 매력을 좋아했습니다. 머뭇거리며 끌어내는, 뱉다가 삼키는 그 풍부한 감성이 좋았습니다.
당신마저 쇼를 보여줄 필요는 없습니다. 더구나 그런 창피한 옷은 솔직히 당신이 먼 곳으로 가버리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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